이 책은 정글 들어가기 전에 읽다가 다 못 읽어서 끝나고 다시 읽게 되었다. 일단 너무 재밌게 읽었다 수학 관련 책을 읽고 싶어서 산 책이었는데 대략 300 pg 정도로 비교적 짧은 책이었고 내용도 수학을 잘 모르는 독자들을 최대한 배려해서 쓰신 거 같아서 빠져들어서 읽은 거 같다.
책은 대화 형식으로 질문과 답변을 통해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데, 수학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시작이 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수학에 대해 갖고 있는 오해들과 관점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다양한 예시를 보여준다. 각 장을 통해서 수학이 무엇인지 또 수학적인 사고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3,4,5 강을 읽어보면 우리가 흔히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문제들과 윤리적, 사회적 문제들,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들을 수학적인 방식으로 접근하고 이러한 수학적인 접근이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사고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한다. pg 138-139 를 보면 재밌는 예시가 있다. 확률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다.
지능이 굉장히 높은 여자들은 대부분 자기보다 지능이 낮은 남자와 결혼한다고 해요. 통계적으로 그렇다고 합니다. 왜 그럴 것 같아요? 여기에 대해서 보통은 별의별 답이 다 나옵니다. 가령 '여자가 원래 남자보다 지능이 높다' 라던지, '똑똑한 남자는 똑똑한 여자를 싫어한다'라든지. 진짜 이유는 뭘까요? 정답은 바로 '확률적으로 대부분 남자들이 지능이 굉장히 높은 여자보다 멍청하니까'입니다. 제가 앞에서 지능이 굉장히 높다고 했을 때는, 확률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들보다 지능이 낮다는 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지능이 굉장히 높은 사람은 웬만해서 자기보다 지능이 낮은 사람과 결혼하게 되지요. 그러나 우리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대체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뭔가 사회적인 편견에 입각해서 답을 찾게 되지요.
확실히 우리는 윤리적인 것, 인문적인 것은 수학적인 것과 전혀 다른 결과를 지향하고 있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거 같다. pg 139
또한 다음 강의인 4강과 5강에서는 답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뭔가 최적화가 많이 생각나는 부분 이었다. 4강에서는 '애로의 불가능성 정리' 5강에서는 '게일 섀필드' 알고리즘을 통해 답이 없을 때와 있을 때의 경우를 이야기한다.
4강에서 애로의 불가능성 정리를 이야기하면서, 결국 우리가 아는 뉴턴의 운동법칙과 사회 선택 3 원리는 방정식으로 볼 수 있는데, 자연현상을 묘사하고 예측하고 있다. 예측하고 싶은 자연현상은 변수이다. 다음은 170-171 pg 부분이다
'조건을 만들면, 제약 조건이 주어지면, 진짜 법칙에 가까워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발전합니다. 뉴턴의 경우에는 3개의 방정식, 즉 제약 조건을 만들었고, 이 제약 조건을 만족하는 역학은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3개의 법칙은 3개의 방정식과 같습니다. 다만 애로의 경우 사회 선택 방법론이라는 변수를 찾으려고 했는데 사회선택 법칙이라는 3개의 방정식을 주니 그 제약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방법론이 없었습니다. 해가 없었던 겁니다.
그럼 해가 없으면 끝이냐? 그게 아니다 4강에서 말하고 싶은 건 불가능성의 제약으로부터 시작해서 어떤 연구를 할 수 있는가를 따져 나갈 수가 있다는 거라고 한다. 여기서 공리화 이야기도 잠깐 나오는데 아무튼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이론이 윤리적인 시스템에 전혀 의존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원칙, 공리로 부터 시작한다.
다음은 178-179pg에 나온 부분이다.
수학적인 사고가 사회에 어떻게 적용되냐는 질문에 답할 때, 수라는 개념 안에서만 생각한다면 굉장히 제한적인 관점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제 생각에 건전한 과학적 시각이란 '근사' 해가는 과정이라는 걸 처음부터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완벽하게 할 수 없다고 해서 포기하기보다는, 제한적인 조건 속에서 이해할 수 있는 현상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겁니다. 나중에 뒤집어지더라도 현재의 조건 안에서 이해해나가는 것이죠. 애로의 경우도, 뉴턴의 경우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근사해가는 과정, 항상 바꿀 수 있는 것, 그리고 섬세하게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를 학문이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겁니다.
이 부분은 너무 와닿았다. 프로그래머로써 아니 살아가면서 문제를 만났을 때 또는 사고를 하는 과정에서 위의 말을 명심하고 사고해야겠다.
5강은 여러 사람들을 짝 지어 주는 과정에서 안정된 짝짓기 이론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여기서 기억에 남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 그래서 이런 수학적 모델링을 해보면 적오도 더 복잡한 상황에 대한 통찰을 줄 수 있습니다. 과학은 복잡한 요소들을 단순화해서 더 정밀하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준다는 것입니다. 이 알고리즘에서도 또 다른 조건을 부여해서 룰을 더 공정한 방향으로 수정해나갈 수 있을 겁니다. 문제를 단순화한 다음, 더 복잡한 모델이나 강력한 요구 조건을 만들며 개선점을 찾아나가는 것. 이것이 바로 과학이 하는 일입니다. pg214-215
어떻게 보면 내가 아는 추상화가 다 똑같은 말인 거 같다. 그리고 따로 정리는 안 했지만 앞에서 문제의 답이 있는 경우에 접근하는 경우 그리고 가정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가 있는 데 이 부분들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마지막 6강은 솔직히 좀 충격이었는데 위상에 대해 거의 아는 게 없어서 완전히 이해를 못 한 거 같아서 따로 정리를 길게는 못할 거 같다. 다시 읽어 봐야겠다. 근데 뒤에 부분에 내면 기하 이야기를 하면서 리만 곡률이라는 개념도 나오는데, 내적인 성질이 바뀌려면 기하가 바뀌어야 한다는 개념 자체가 너무 신기했다. 처음 접한 개념이어서 그런 거 같다. 또한 이러한 기하학이 큰 영향을 준 게 일반 상대성 이론인데, 내면 기하의 개념 없이 우주가 휘어졌다 주장하기 힘들다는 말 자체도 흥미로 웠다. 여기서는 결론적으로 대수로부터 기하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에서 여러 예시들과 개념들을 설명했는데, 나중에 시간이 되면 좀 더 알아보고 공부해야겠다.
시간 나면 다시 몇 번 읽어보고 싶고 수학적 사고에 대한 열망이 더 커졌다. 물론 내가 계속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열망이 있다는 건 그만큼 내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일 테고.
일하게 되면 개발 관련 책들 위주로 읽게 될 것 같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까 같이 샀던 김민형 교수님의 다음 책인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이라는 책도 빨리 읽어보고 싶다.
참고 및 출처: <수학이 필요한 순간> (김민형 지음, 인플루엔셜,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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